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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윌버 초월심리학 또는 이 분야 관심 있는 분들께는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지난주에 켄윌버의 “무경계” 강좌를 종강했다.
제가 초월심리학자 켄윌버를 소개받았을 때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모두가 양지보다는 음지를 찾던 시기였다. 심리학 전공자는 아니지만, 그 분야 다독가이신 분이 나에게 켄윌버를 아느냐고 물었고, 나는 모른다고 했다. 어떻게 초월심리학자의 선구자인 켄윌버를 모르냐고, 그분은 의아해했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상담심리학 대학원에서 심리학을 가르치지 않는다는 말도 나온다. 이유는 특정 심리학을 깊이 있게 가르치기보다는 임상에 적용을 위한 이런저런 심리학 이론을 체계 없이 가르치기 때문이다. 상담학 석박사가 장기간 수련을 요구하는 과정이 아니니, 그런 이유는 충분히 있다.
그분은 나에게 몇 권의 켄윌버 저서를 보내주었다. 당시에는 먼저 읽어내야 할 책들이 있어, 켄윌버의 책은 나중에 읽기로 했다. 2023년 가을이 돼서야 나는 켄윌버의 책 중에 가장 대표적인 “무경계”를 읽기 시작했다. 무경계는 그의 대표적 저서로 장장 600쪽에 달하는 “의식의 스펙트럼”을 일반인들이 읽을 수 있도록 요약한 것이다.
“도대체 일반인 중에 이 책을 이해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켄윌버는 의식연구계의 아인슈타인이라 불린다. 약관 24세에 이런 엄청난 책을 썼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 켄윌버는 우리은하 사람이 아닌, 안드로메다은하의 사람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이다.
대체로 저명한 심리학자는 정신의학자이거나 심리치료사이다. 켄윌버는 의대를 다니다, 그 길이 자신의 길이 아니다 하여 중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아인슈타인은 기존의 뉴턴 물리학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물리학을 전환한 과학자이다. 반면 캔윌버는 의식이 어떻게 발달을 지향하느냐의 관점에서, 동서양의 심리학·철학·종교학·영성 등을 통합한 철학자이다.
켄윌버는 무경계의 합일 의식에 도달하기 위하여, 의식의 스펙트럼은 4단계로 나눈다. 그중 마지막 4단계에는 없는 것이 있는 것이 되고 있는 것이 없는 것이 되고, 시작이 끝이고 끝이 시작이 되는 경계가 없는 “영원한 현재”만 존재한다.
켄윌버가 초월심리학자로 분류되는 이유는, 이 경지에서 천상천하 유아독존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단계에 이를 수 있는 심리학적 길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켄윌버는 위 4단계 중 3단계까지는 훈련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한다. 마지막 4단계에 오르는 길에 대해서는 침묵한다. 선불교의 화두를 기억하라. “깨달은 사람은 있어도 깨닫는 방법을 제시할 사람은 없다.”
제가 여기에 소개하려는 것은 의식의 3단계인 초개아(trans personal self) 단계에서의 연습이다. 하루에 15분, 한 달 정도 해볼 것을 권한다. 먼저 복식호흡으로 몸과 마음의 긴장을 푼 후에, 다음 4가지를 연습하는 것이다. 아래 내용은 필자의 언어로 풀어 설명한 것이다.
1)내 몸은 불완전하다. 아픈 곳이 있고, 근육이 뭉친 곳도 있고, 몸은 쉽게 피로하고 지친다. 나이가 들수록 몸은 쇠해진다. 사람들은 아픈 몸과 자신을 동일시한다. 그래서 “아픈 나”가 된다. 그러나 몸이 아프다고 내가 아픈 것은 아니다. 아픈 몸이 나는 아니다.
2)사람에게는 갖가지 욕망이 있다. 좌절된 욕망, 실현된 욕망, 실현돼야 할 욕망. 인간에게 욕망은 끝이 없다. 어떤 심리학은 인간을 욕망의 관점에서 이해한다. 대부분 사람은 욕망과 자신을 동일시한다. 인생의 꿈과 비전으로 포장한 욕망이 자기인 줄 안다. 그러나 욕망은 욕망일 뿐, 그 욕망이 나는 아니다.
3)사람은 감정의 동물이다. 어떤 사람도 일차적 감정의 동요까지 없앨 수는 없다. 인생의 희비도 알고 보면 거의 감정의 문제이다. 사람들은 감정이 곧 자신인 것처럼 착각한다. 감정의 즐거우면 즐거운 사람, 감정이 슬프면 슬픈 사람. 그러나 하루도 예외 없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감정이 곧 나는 아니다.
4)우리는 하루에도 생각으로 100층짜리 건물을 짓고 허물고를 반복한다. 생각의 특징은 꼬리를 물고 늘어진다는 것이다. 데카르트의 철학적 명제를 기억하라.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그러나 그 생각이 반드시 인간의 자유의지를 반영하지 않는다는 것은 현대 심리학이 밝혀냈다. 사람들은 너무 쉽게 “생각이 나인 것처럼” 착각한다. 그러나 그 생각이 나는 아니다.
그럼 “나는 누구인가?” 캔윌버는 위 5가지를 바라보는 나를 “주시자”라고 했다. 주시자와 주시자가 주시하는 것은 별개이다. 그러나 인생의 고통은 주시자가 그가 주시하는 것과 동일시함으로 온다. 고통이 온다기보다는 고통을 느낀다고 함이 바른 표현이다. 이 주시자는 분석심리학의 자기(Self) 개념과 거의 유사하다.
이것은 의식의 4단계 중에 앞과 뒤는 다 생략하고 3단계만, 그것도 실천 강령만 살짝 떼어낸 설명이다. 그야말로 조족지혈이다. 책을 다 읽으시면 봉황새를 만날 수도 있다. 아니, 각자가 봉황새가 되는 길도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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