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무속에 빠질까?
무속은 사람의 욕망이 자아의 여과장치를 통과하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신앙이다.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무속적 신앙에 의지한다. 태고부터 지금까지 줄곧. 그것은 민간에 널리 퍼진 “마음치유 처방”이기도 하다. 그러나 익히지 않은 날 것은 배탈의 위험이 있다.
위기 시에 무의식적으로 나오는 “이루어지소서” 또는 “도와주소서”는 날 것 그대로의 무속 신앙이다. 내가 이루어지면 타인은 이루어지지 않고, 나를 도우면 타인은 돕지 않는다. 성숙한 사람은 전체를 볼 줄 안다. 그들은 이루어져도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고, 이루어지지 않아도 이루어진 것이다.
위기를 만났거나 중요한 선택의 갈림길에 있는 사람은 신적 능력을 갖춘 제삼자가 대신 선택하고 결정해 주기를 바란다. 거기에는 인간의 사유와 자율적 선택과 책임은 없다. 무속 혹은 무속 신앙은 불안을 달래주는 것이지, 삶에 대한 근본 처방이나 책임은 아니다.
그럼 유별나게 무속에 빠져 사는 사람은? 보통 평범한 부모의 사랑을 받은 사람은 무속에 빠지는 일이 거의 없다. 신은 부모를 통하여 자신의 사랑을 보여주기에, 그들은 무속에 의지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부모의 사랑을 거의 받지 못했거나 또는 엄격한 부모 밑에서 성장한 사람이 성인이 되면, 그들의 여린 자아는 부모를 능가하는 신을 찾아 보상받으려 한다. 인간의 즉각적인 요구에 즉각적인 응답을 내려주는 무속은 그들에게 매우 매력적이다. 그들이 무속에서 구하는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