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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치료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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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람은 엄마 품을 그리워 한다-쉽게 풀어 쓴 위니캇의 정신분석학③
작성자 박성만
작성일자 2022-07-15
도날드 위니캇의 정신분석학③: 사람은 엄마 품을 그리워 한다.
삶이 피곤하고 지친 분들에게 색연필과 도화지를 드리고 자유 그림을 그리게 하자. 대체로 산 또는 바다를 배경으로 하는 풍경화를 그린다. 산은 엄마의 젖가슴이다. 바다는 깊은 모성 또는 출생 이전에 태아를 감싼 양수이다. 산과 바다, 둘 다 엄마의 자궁으로 돌아가고 싶은 인간의 안식 욕구를 반영한다.
복잡한 일상을 떠나는 휴가는 ‘산과 바다’로 가는 것이다. 즉 엄마에게 간다. 유아는 엄마 품 안에서 어떤 책임도 없이 가장 편안하고 만족스럽다. 그곳에서 성격의 근간이 형성된다. 인간은 늘 그 품으로 돌아가고 싶은 애절한 향수를 가진 존재이다. 고향을 떠나온 지금은 즐거워도 외롭고 충만해도 허전하다.
신은 모성에 가깝다. 유대인이 하나님을 남성상에 투사한 이유는 약소 민족이 척박한 땅에서, 강대국에 둘러싸여 생존해야 하니 강하고 배타적인 하나님이 필요해서였다. 에덴동산과 유토피아는 엄마 품이 투사된 이상세계이다.
그래서 심리학은 어떤 엄마가 유아를 가장 잘 돌보는지에 관심이 많다. 위니캇은 가장 이상적인 엄마를 충분히 좋은 엄마(good enough mother)라고 했다. ‘충분하고 좋은’은 너무 부담스럽다. 위니캇의 전체 이론에 따르면 ‘괜찮은 엄마 또는 평범한 엄마’라는 번역이 더 적절하다. 이는 아이를 신체/ 정신적으로 너무 덜 하지도 않고 과하지도 않게 다루는 엄마이다.
그런 엄마는 심리학이나 교육학을 따로 공부한 엄마가 아니다. 그녀의 엄마로부터 괜찮은 경험을 했고, 그 경험은 그녀의 무의식에 쌓인다. 그녀는 무의식에 쌓인 엄마 경험으로 그녀의 자녀에게 또 엄마가 된다. 모성은 이렇게 유전된다. 충분히 좋은 엄마는 아이와 융합할 때와 분리할 때를 구별한다.
한국인의 모자 관계는 유독 찰떡이 되어 서로의 감정을 깎아 먹는다. 그게 다 자기만족이다. 서로에게 좋을 것이 하나도 없다. 나로서 살지 못하게 한다. 그리고 그것이 무슨 인륜이거나 효자상인 것처럼 착각한다. 이는 충분히 좋은 엄마가 아니라, 침범하는 엄마 그리고 그 엄마에게 의존하는 아이이다. 가족의 화목과 가족주의는 다르다.
외화 브래드 피트 주연 ‘흐르는 강물처럼’ 그리고 한화 전도연 주연의 ‘인어공주’를 참고하라. 부모와 자식의 융합이, 그리고 분리가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보여주고 있다. 충분히 좋은 엄마는 때가 되면 자식을 떠나보내고 분리된 개체로서 다시 만난다.
‘흐르는 강물처럼’에서는 강물이 ‘인어공주’에서는 바다가, 주인공이 성장하는 변환기에 매우 강렬한 이미지로 나타난다. 강과 바다는 고향을 떠나온 향수를 달래주는 ‘충분히 좋은 엄마’이다.
삶에 지쳐 허덕이는 인간은 무의식중에 타자에게 ‘충분히 좋은 엄마’를 구한다. 그러나 다들 실패하고 실망한다. 왜 그럴까? ‘충분히 좋은’은 나에게 덜 하지도 않고 과하지도 않는 보통 사람이다. 이들이 진실한 친구이고 영혼의 친구이다. 그런데 우리는 너무 과한 친구를 기대하고 혼자 상처 받는다. 우리가 만나는 대부분의 사람은 나를 잘 이해 못하거나, 나에게 항상 부족하다. 이것만 인정해도 삶은 훨씬 가벼워진다.
자기심리학자 하인즈 코헛은 충분히 좋은 엄마의 기능을 종교, 자연, 예술, 영성 등으로 확대했다. 그래도 충분히 좋은 사람이 몇 명은 있어야 인생이 살 맛난다. 세상이 살만하면 충분한 좋은 엄마가 있어서이고, 세상이 불행하면 충분히 좋은 엄마가 없어서다. 먼저 타자에게 덜 하지도 과하지도 않는 보통 평범한 사람이 되는 것, 당신은 세상의 빛과 소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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