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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치료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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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2주 글쓰기 마음성장 모임을 마치고/ SSH
작성자 gana
작성일자 2021-05-21

2021. 봄 글쓰기 수업 후기   by SSH

 

글을 쓰고 싶었다.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은 있는데, 막상 쓰려면 자꾸 미루게 되니 글을 쓸 이유가 필요했다. 글쓰기 수업을 듣고 싶은 이유 중 하나였다. 그런데 위니캇 수업을 통해 알게 된 박성만교수님이 글쓰기 수업을 하신다니, 너무 반갑고 기대가 되었다. 무엇을 더 고민하랴!  


학창 시절 국어 시간에 소설은 현실과 허구가 엮여있는 것이라고 배웠다. 그게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하고 그냥 외우기만 했다. 그런데 소설은 아니지만 일기 같은 글을 쓰다 보니 그 말이 무엇인지 알 것 같다. 현실과 허구는 곧 의식과 무의식이었다. 솔직하게 글을 쓰는 시간 동안 나는 나의 의식과 무의식을 만났다. 내가 의식적으로 어떤 주제를 가지고 글을 쓰기 시작하지만, 내 손이 흐르는 대로 글을 쓰다보면 어느 덧 내가 생각하지 않았던 내용이 나오고 글은 내가 생각하지 않았던 방향으로 흘러갔다. 나는 아무에게도 평가받지 않으며 내 의식과 무의식을 마음껏 쏟아내는 그 시간이 좋았다. 떠나보지 않은 세계 여행을 안가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만큼, 나의 내면을 만나는 여행은 깊고 진했다.


내가 만난 마음 속 나를 표현한 글을 가지고 교수님과 선생님을 만났다. 교수님은 특유의 여유, 편안함과 유쾌함(그것을 가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 노력하셨을까...)을 가지고 내 글과 내 마음 그리고 내 존재를 받아주셨다. 수업을 듣는 다른 선생님들도 나름의 관점이 담긴 따뜻함으로 나를 받아주셨다. 그런 받아들여짐 덕분에 나는 더 솔직하게 글을 쓸 수 있었다. 그리고 솔직한 글쓰기와 받아들여짐의 선순환 과정 속에서 나는 조금씩 치유되어 갔다.   


글쓰기 수업 첫 번 째 시간에는 올해 3월 첫째 아들을 초등학교에 보내는 내 마음을 살펴보며 혼자서 괜찮은 척 씩씩하게 지내야 했던 어린 시절의 나를 눈물로 애도했다. 그리고 한참 동안 아들에 대한 글, 아들을 바라보는 내 마음에 대한 글을 쓰며 답답했던 마음을 풀어냈고, 내가 아들에게 집착하며 내가 원하는 사랑을 아들에게 주고 있음을 알아차렸다. 아들 친구 엄마과의 관계를 살펴보는 글을 쓰면서, 나를 있는 그대로 존중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나를 함부러 대하는 것도 용인하게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때부터 있는 그대로의 나에 대해 집중하게 되었던 것 같다. 공부를 좋아하고 잘했던 섬세하고 철저했던 나를 받아들이니 아들이 편해졌다. 남편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과 나의 약한 모습을 그대로 받아들이니 지금 이렇게 사는 내가 더 이상 불쌍하지 않았다. 내 안에 있는 나의 공격성을 받아들이고, 아빠이기 이전에 생을 살아가는 한 존재로서의 아빠도 받아들으니, 내 마음은 더욱 편해졌다. 그 모든 과정이 특별했기에 엘사가 자신을 찾아 떠나는 영화 <겨울왕국>도 특별하게 다가왔고, 오랫동안 잠들어있던 내 마음 속 나의 모습이 고개를 들고 꿈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참 반가웠다.

   

함께하는 선생님들의 글과 코멘트도 소중했다. 멋진 장편 영화 같은 인생 이야기를 나누어주신 B 선생님 글을 통해 나는 인생의 슬픔, 고단함, 숙연함과 숭고함을 느꼈다. 봄 햇살 같은 J선생님의 새로운 관점 덕분에 나는 내 안에 갇히지 않을 수 있었다. J 선생님의 활력 덕분에 나는 예쁜 원피스를 꺼내 입어보고 집에서 크로와상도 구워 먹으며 나의 감각을 깨울 수 있었다. 나와 비슷하지만 조금 앞선 생을 살고 계신 K 선생님의 글은 나 자신과 남편, 아이들에 대해 더 자세히 비춰볼 수 있는 아름다운 거울이었다. 특히 돈에 관한 선생님의 글을 계기로 나와 남편의 관계에 대해 곱씹어볼 수 있었다. Ka선생님의 도를 향해가는 철학적인 글을 통해서 철학을 일상에서 어떻게 적용하는지, 일상을 철학적으로 살아가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보았다. 무엇보다 한 분 한 분의 색깔이 모두 다르고, 그것이 다 아름답다는 것을 매번 느끼니, 나도 내 색깔이 불편하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 가장 큰 수확이다.     


시 수업도 참 좋았다. 무작정 펼친 시가 내 마음을 잘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고 놀라웠다. 우주는 정말,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을 주고 있었다.

   

모든 시간이 좋았다. 글쓰기와 나눔의 과정 덕분에 나는 내가 필요한 것을 느꼈다. 그것이 가능하도록 고유의 분위기를 만들어주신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많이 변화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글쓰기 수업으로 나를 이끌어준 모든 인연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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