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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치료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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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영화 "강변 호텔" 후기
작성자 gana
작성일자 2022-12-25
오늘은 성이 육으로 탄생한 날이니, 일은 성탄이 하고 나는 멍만 때려도 되는 날이다. 포스팅도 하나 더. 넷플릭스 영화를 뒤적거리다 한강 변 설경이 아름다워 홍상수 감독의 “강변 호텔(흑백)”을 봤다. 이전의 홍 감독 영화는 사람의 어두운 측면을 드러내고 사람이 다 그렇고 그런 존재다, 하는 잿빛 색조였다. 소위 금수저의 아들로 태어난 분이, 그런 점을 영화의 전면에 드러낸 것은 좀 생각거리를 제공한다.

내가 그의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눈요깃감 화려한 배경으로 화면을 후려치지 않는 것과, 오직 배우의 대사로 이야기를 엮어 간다는 점이다. 실제 그의 영화에 대본은 없고, 그의 영화에 약방에 감초로 나오는 음주 장면의 술은 정말 술이란 말도 있다. 그래서 그럴까. 배우들의 대사는 멋 부리는 것도, 이상화된 것도, 꾸민 것도 없다. 그냥 솔직 담백한 인간의 말을 주고받는다. 그는 애초부터 대중에 부응하는 영화에는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 내가 그의 영화의 대사에 끌리는 이유이다.

“강변 호텔”은 인간의 어두운 측면이라기 보다는 삶의 힘든 측면을 솔직담백하게 다루었다는 점에서 이전 영화와는 달랐다. “그러니까 인간이다”가 아니라 “인간이니까 그렇다”이다. 차가운 겨울 한강 변 호텔에서 죽음의 위협을 느껴온 외로운 아버지는 죽었다. 그러나 아버지는 두 아들과 마지막 술자리에서, 그리고 그 술집 두 여인에게 시인의 끼를 발휘해 살아갈 이유를 내비쳤다. 살아가는 일은 그의 앞에 딱 버티고 있는 현실과의 싸움이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어떻게 느끼는가 이다. “태어나서 이런 느낌 처음이야. 너희 이런 느낌 받은 적 없지?”




이 영화, 배우 캐스팅 비용 외에 제작비 정말 안 들었을 거다. 한강 변 호텔, 카페, 술집, 거리, 이게 다다. 상도 여러 개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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