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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단상

제목 페어베언의 성격정신분석학 3강- 명절에 모이는 가족관계의 양면성에 대하여
작성자 박성만
작성일자 2019-11-12
조회수 1305

명절이 가까워지면 아내들은 은근히 스트레스를 받는다. 남편들은 오랜만에 가족끼리 모여 회포를 푸는 그야말로 명절이지만, 아내들은 영원히 동화될 것 같지 않은 이질문화에 들어가 일박 혹은 몇 박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긴, 요즘은 당일치기도 많이 늘었다. 낯선 문화와 문화가 만나 조화를 이루려면 거의 반세기가 필요한데, 그 시기가 지나면 한 세대는 지나간다. 이렇게 가족은 평생을 성장과제로 삼아야 하는 드러나거나 숨어있는 갈등을 품고 살아간다. 이것만 없으면 걱정 없다는 사람을 간혹 만나는데, 인생의 고민거리가 그거 하나라면 그는 특혜를 받았음이 틀림없다. 그것마저 없다면 그는 지극히 1차원적인 삶을 살다 갈 것이다. 나는 페어베언William Ronald Dodds Fairbairn의 대상관계정신분석학으로 가족관계의 역동을 설명해 보겠다.



내가 접한 사례 중에는 콩나물국에 고춧가루를 넣느냐 마느냐의 갈등을 해결하는 데도 무려 10년이나 걸린 부부가 있었다. 그까짓 것이 뭐 대단한 것이냐고 조금 맵거나 맹숭맹숭하게 먹으면 될 것을.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표면적으로는 매운 것을 좋아하는 남편의 입맛 때문이지만, 심리 내면을 들어가 보면 그 보다 더 강한 힘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남편의 부친은 고향이 이북으로서 혈혈단신 월남하여 자수성가를 이루셨다. 부친은 콩나물국에 꼭 고춧가루를 넣어 맵게 드셨다. 아들이 아버지의 입맛을 따라간 것은 내면화된 아버지 대상표상에 대상 순종이고 경의를 표하는 일이다.



페어베언의 정신분석학에서 대상표상(object representation)은 실제 대상과는 상관이 있거나 없거나 그 대상에게서 느끼는 것들의 총칭이고, 이는 무의식에 그 사람 고유의 성격으로 내장되어 있다. 사람들의 성격은 의식하든 못하든 그의 부모표상에서 많은 영향을 받는다. 중년이 지나 개성화를 이룰 무렵에야 거기서 벗어나 자신만의 특징을 발달시킨다. 남편은 절대 바꿀 수 없는 아버지 대상표상에 헌신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반드시 콩나물국에 고춧가루를 넣어 먹겠다.



아내 역시 콩나물국에 고춧가루를 넣지 않는 이유는 고향이 서울인 그녀 어머니의 조리방식에 영향을 받은 것은 맞다. 그러나 그보다 더 강력한 무의식적 동기는 어머니 대상표상에 대한 존중이고 순종이고 투사이다. 이것은 거의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는 것으로 이유를 따지면 안 된다. 한 가문의 고유한 경향성이나 특징은 그 가족 구성원의 정체성이며 존재감이다. 거기서 사소한 것에 이르기까지의 가치관 혹은 고집 등이 나타난다. 따라서 가문과 가문이 만나면 이런 충동과 갈등은 불가피하다. "나는 콩나물국에 절대로 고춧가루를 넣지 않겠다."



명절에 남편의 남자가족들과 며느리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은 서로 다른 여러 가문을 뒤 섞어 놓은 것과 같다. 뇌관을 숨긴 불안정한 잔칫상이다. 힘의 논리에 의하여 스트레스를 받는 쪽은 주로 며느리들이다. 가문의 숫자를 세 보자. 시부모를 위시한 남편의 가문, 첫째 아들 가문, 둘째 아들 가문, 며느리1 가문, 며느리2 가문. 아들 둘만 있어도 다섯 가문의 문화적 충돌이 일어난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명절 연휴에 가족폭행 신고접수가 늘어난다고 하는데, 이는 우연한 일이 아니다. 가족로망스는 가족의 화합을 도모하기도 하지만, 역으로 작용하면 그 강한 힘으로 가족을 분열시키기도 한다. 화합시키기도 하고 분열시키기도 하는 그 힘의 역동을 페어베언의 정신분석학으로 분석해 보자.



페어베언의 초기 이론에 의하면, 자녀들은 그들의 부모로부터 크게 두 가지의 내적 부모표상을 내사한다. 첫째, 만족을 주는 부모에게서 수용된 대상(accepted object)표상을 형성한다. 이런 표상은 타인을 우호적으로 보고 관계를 맺어가는 능력이다. 둘째, 불만족을 주는 부모로부터 거절된 대상(rejected object)표상을 형성한다. 이 표상은 타인을 적대적으로 보거나 비난하고, 심하면 대상으로부터 철수하여 고립에 빠지게도 한다.

이 세상에 완벽한 부모는 없기에 모든 사람은 부모에게 두 가지의 내적 대상표상을 받아 자기 것으로 한다. 만족스러운 경험을 많이 했으면 우호적인 인간관계를, 불만족스러운 경험을 많이 했으면 비우호적인 인간관계를 만들어 간다. 물론 그 밖의 환경이나 타고난 것의 영향도 있다.



성숙한 사람은 위 두 가지 대상표상을 원색적으로 타인에게 투사하지 않고, 상황에 따라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즉 대상을 너무 좋아해 매달려 상처받는 일이 없고, 너무 미워해 스스로 소외당하지도 않는다. 신조어 낄끼빠빠는 낄 때는 끼고 빠질 때는 빠지는 지혜이다. 이는 문안한 인간관계의 양상을 보여준다. 페어베언의 이론에 의하면, 성숙한 자아라야 이런 처세가 가능하다. 반대로 미성숙한 자아는 너무 주관적인 상상에 기초하여 관계를 맺으려다 실패하고 스스로 상처받는다.



, 형제자매들끼리 만나 속없는 대화를 한다고 하자. 이는 그들의 어린 시절로 퇴행하는 것으로 상대를 좋거나 나쁜 사람으로 만드는 힘이 작용한다. “너는 이랬어. 저랬어.”거기다고 술에 취해 자아경계가 무너져 나오는 대로 말을 한다고 하자. 수용된 대상표상이 투사되면 이유 없이 혈육의 정을 진하게 느끼기도 하고, 거절된 대상표상이 투사되면 원수처럼 싸우기도 한다. 통합되지 않는 두 개의 대상표상이 양쪽으로 오가며 원색적으로 타자에게 투사된 결과이다.

가족은 이처럼 다양한 감정을 경험하며 각자를 들여다보고 내적 성장을 하라고 하늘이 내려준 기초공동체이다. 성장을 하지 않는 가족은 서로가 서로에게 의존 대상이거나 화풀이 대상이 된다. 그래서 만나며 좋은 척 하다가도 수가 틀어지면 또 싸운다. 금년 설 연휴에는 가족폭력 신고접수가 줄었으면 좋겠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본인이 저술한 관계심리학입니다.)

성숙한 사람은 인간관계에서 적절한 자아경계와 대상경계를 유지한다. 자아경계는 아무리 편한 사람이라도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게 한다. 대상경계는 타인의 심리적 공간을 인정하고 그 영역을 침입하지 않게 한다. 너무 멀지도 않고 너무 가깝지도 않은, 관계의 거리는 안정적이고 자유롭다. 상대가 나보다 항렬이 아래라고 해도 함부로 대하지 말 것이며, 나보다 위라고 해서 의존과 기대의 대상으로 삼지 말라. 항렬에 따른 관계방식도 가족마다 다르다.



가족관계는 우리가 남이가 하면서 쉽게 침범하고 의존함으로 자칫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남이 아닐수록 존중이 필요하다. 친한 가족 구성원들끼리는, 예를 들자면 형제자매끼리는 좀 친한 친구처럼 서로를 대하면 된다. 친구끼리는 서로 함부로 대하지 않기에 지금까지 친구가 되었다는 점을 명심하자. 좀 어려운 가족 구성원, 예를 들면 시아주버니와 재수와 같이 가문이 다른 인척관계는 조금은 덜 친한 친구처럼 대해야 실수하지 않으면서 친근감을 유지할 수 있다. 구체적인 것은 본인의 숙고가 필요하나, 밀당을 잘 활용하는 것은 매우 유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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