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도 정도에 따라 자가 치유되는 정도,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하여 약을 먹어야 할 정도, 그리고 독감으로 분류한다. 분열성도 약을 먹고 관리를 해야 하는 중증상태부터 스트레스 관리를 위하여 일반인들이 흔히 사용하는 의도적 퇴행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그런 이유로 “정신분열스펙트럼”이라고도 한다. 이 말은 정도 차이는 있어도 모든 사람들은 분열성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사실 이상심리는 질적으로 무엇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정신의 특정요인이 양적으로 증가된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외부상황은 항상 바뀌고, 이를 대하는 내면의 상황도 항상 바뀌기에 인간은 분열이 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존재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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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열성에 대한 정신분석학적 이해를 위해서, 시간을 거슬러 유아기로 돌아가 보자. 유아의 자아(ego)를 어떤 상태로 정의하는 가에 따라 심리학의 이론은 달라진다. 정신과의사로서 정신분석학자가 되기 이전에 철학과 신학을 공부한 페어베언은 유아는 가장 완전한 상태의 자아를 가지고 태어난다고 했다. 아마도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됐다는 신학적 영감에서 나온 가설일 것이다. 여기서 완전한 상태는 자아가 정신 내면의 어떤 것들과 관계를 맺어 상상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외부 현실의 대상과 관계를 맺어 실제적이고 객관적인 사고 ‧ 판단 ‧ 행동 등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정신 외부가 아닌, 내부에 얼마나 깊이, 자주 빠지는 가가 곧 분열성 정도를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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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유아는 불가피하게 분열성에 빠진다. 아무리 완벽한 엄마라 하더라도, 아이의 요구에 100프로 완벽하게 응답해 줄 수는 없다. 유아는 욕구가 외부에서 충족되지 않으면 내적 대상을 만들어 그 욕구를 보상받으려 한다. 가령 손가락을 빠는 행위는 먹고 싶은 욕구를 완벽한 때에 완벽하게 채우지 못하여, 상상으로 엄마의 젖가슴을 만들어 그것을 빠는 상징적 행위이다. 이런 불가피한 일들은 일어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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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의 내면적 기능과 외면적 기능에 대하여 예를 들어보자. 초등학교 교실에서 휴식시간에는 아이들이 왁자지껄 떠들며 논다. 한 어린이가 이 대열에 끼지 못하고 혼자만의 공상에 빠져있거나, 책만 보고 있다면 그는 관계 맺는 것에 대한 불안을 내면 세계에 몰두하는 것으로 대체한 것이다. 바로 이런 상태를 분열성 상태라고 한다. 그가 다시 놀이의 세계로 나올 수 있다면, 그는 내향적이나 탐구적인 아동으로 자기성장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상상의 세계에서 나오지 못하고, 그 세계관으로 외부현실을 이해하고 행동하려 한다면, 그는 치료를 요하는 분열성 상태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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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사랑은 대표적으로 분열성에 빠지는 것이다. 상대에게 가서 사랑을 고백하여 수용 받으면 사랑은 현실이 되고, 거절당하면 다른 대상을 찾아 나서면 된다. 짝사랑은 고백할 용기가 없거나, 거절당할지 모른다는 불안으로 내면으로만 고통스러운 사랑을 즐기는 것이다. “열 번 찍어 안 넘어 가는 나무는 없다.”10번 찍을 수 있는 힘은 자아의 강도에서 나온다. 자아가 강하면 거절당해도 아픔은 잠깐이고 다른 대상과 사랑할 준비를 한다. 결국 분열은 자아의 약함에서 오는 방어행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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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녹록치 않으니 분열성으로 들어가 내적 만족을 얻어야만 할 때는 항상 있다. 영화감상, 독서, 게임, 등산, 취미생활, 기타 문화예술 행위도 자아가 내면으로 진입한다는 점에서 분열성이다. 우리는 거기서 퇴행의 편안함과 자기만족을 얻을 수 있다. 거기서 생각해 내는 것들은 비록 현실은 아니지만, 상상 그 이상의 만족과 황홀함도 있다. 문제는 다시 나올 수 있느냐의 여부이다. 나오지 못한다면 그는 중독이 되거나, 아무런 적응적 행동을 못하는 현실도피적인 상상에나 빠져있을 것이다. 다시 나오거나, 거기 있는 것의 자원을 외면화시킬 수 있다면 그의 인생을 풍요로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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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열성 성격의 특징은 여러 가지 있으나 그 중 대표적인 것은 “감정적 무감각”이다. 이들은 타인과 감정이입을 못하니 거의 모든 인간관계가 형식적이다. 사이코패스도 분열성 스펙트럼 안에 들어있는데, 이들이 사람을 살해하고 토막까지 내는 것은 타인의 고통에 감정이입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심한 자기애성 성격도 분열성 스펙트럼에 들어가는데, 그들 역시 타인과 감정이입을 못하니 타인을 자기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생각한다. 한 여성이 직장에서 발표를 잘하는 남자 직원의 언변에 반해 연애를 시작했다. 그러나 그 남성은 그녀와 함께 하는 모든 테이블을 지식의 만찬으로 바꾸어 버렸다. 처음에는 지적이서 좋았으나, 연애기간이 길어지면서 그는 정서적 관계의 능력이 거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는 정서적 무능을 지적인 것으로 바꾸어 버리는 분열성에 속해 있었다.

페어베언은 분열성의 정도를 4가지 차원으로 분류했다.

1)정신분열증

이들은 심리 내면이 것들과 외부현실을 구분하지 못한다. 이들은 나플레옹도 되고, 히틀러도 되고, 클레오파트라도 되고, 양귀비도 된다. 분열성의 요인이 종교적 개념에 투사되면 하나님도 되고 마귀도 된다. 혼자 중얼중얼 거리며 내면의 것들과만 관계를 맺는데, 이들은 그것이 현실이 아니라는 것을 모른다. 약으로 관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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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열형 정신병적 성격

DSM-5의 분열형 성격장애를 연상하면 된다. 이들은 정신분열증까지는 아니어도 정신병적 특징을 가진 해괴한 망상, 혹은 행동에 빠지곤 한다. 그러다가 정상수준으로 돌아오기도 하나, 그 경계의 모호함 때문에 치료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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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열성 성격

이들은 분열성 요소를 가지고 있지만, 정신병으로 간주할 수는 없다. 대체로 내성적이고 전문적인 일을 선호하고, 그 일에 두각을 나타내기도 한다. 위대한 문학가, 예술가, 과학자, 기타 전문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여기에 속하는 경우가 많다. 그들이 비록 적극적인 외부생활은 하지 못하지만, 인간의 잠재력을 개발하는 능력은 탁월하여 인류는 그 덕을 본다. 이들은 연극의 대본을 만들고, 외향적인 사람은 무대에서 연기를 한다. 그러나 자기의 재능을 개발하지 못한다면 낙오자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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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열성 상태 혹은 일시적인 분열성 증상

삶이 만만치 않다. 사람들은 일시적으로 자기만의 세계에 들어가 자기애의 만족을 추구해야 한다. 그래야 산다. 이 범주는 일종의 재충전과 같은 것이다. 정신분석학에서는, 청소년들은 집단으로 신경증 상태에 들어간다고 한다. 그들은 여기에 속함으로 정신적 성장과 신체적 성장 사이의 불균형에서 오는 불안을 달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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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세심하게 읽어 본 분이라면 내면화를 병적으로 보려는 페어베언의 의견에 이의를 재기할 것이다. 페어베언은 꼴통을 아니다. 그가 분열성의 병리에 대하여 연구하다보니, 이런 결과들을 도출해 낸 것이다. 무의식 안에는 인간의 무한한 잠재력이 존재한다. 이 잠재력은 내면화가 아니면 의식화시킬 수 없다. 성장을 원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내면화의 혹독한 여행을 해야 한다. 카를 융은 이러한 관점에서 자신의 분석심리학을 발달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