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에는 새가 훨훨 날아든다]

요즘 제 연구소에서는 한국민담에 대한 심리학적 분석이 진행중이다. 융은 민담의 분석은 마음의 해부학이라 했는데, 깊이 공감하는 바다. 최근에 분석한 “은혜를 갚은 까치” 이야기를 보면 인간적 해법이 없는 어찌할 수 없는 궁박한 순간에 까치가 날아와 돕는다. 흥부전에서는 제비가 그 역할을 한다.

이것은 단순한 옛날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조상들의 오랜 경험의 집합체가 만들어낸 진실을 담고 있다. 말하자면 절대절명의 순간에는 다른 차원의 존재가 나를 돕는다는 것이다. 하늘을 나는 새는 집단무의식, 또는 다른 차원의 존재를 상징하는 데에 가장 적절하다. 분석심리학에서는 이를 내적인격(anima/animus)이라고 한다.